박보영·김성철이 밝힌 '골드랜드' 관전 포인트
욕망은 제각각, 목표는 단 하나. 박보영과 김성철, 이현욱 그리고 이광수가 끝내 마주하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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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
전작 <미지의 서울>을 통해 따스한 공감을 전했던 박보영이 <골드랜드>라는 욕망의 이야기에 끌린 이유는
장르물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미팅 때 감독님 말씀 또한 인상 깊었다. “사람들에게는 박보영이 1500억 원의 금괴를 손에 쥐면 곧바로 돌려줄 것 같다는 기대나 이미지가 있지만, 그런 박보영이 그렇지 않은 선택을 했을 때 느껴지는 것들이 있을 것”이라는 말이었다.
희주는 가장 보편적으로 보이는 인물이지만, 밀수 조직의 금괴를 손에 넣은 뒤 사투를 벌인다. 어떻게 그의 선택에 설득력을 만들었나
극 초반에는 희주가 ‘어쩔 수 없이’ 휘말릴 수밖에 없는 환경을 단단히 구축하려 했다. 극이 진행될수록 그녀의 과거 감정과 기억이 맞물리면서 점차 욕심을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려 노력했다.
톱과 구조적인 실루엣의 러플 스커트는 모두 Maticevski by Maison Reve. 산호 모티프의 샌들은 Gianvito Rossi. 이어링은 Tom Wood. 스타킹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배우들의 팽팽한 호흡이 중요한 작품이다. 오늘 모인 배우들은 어떤 팀인가
극중 캐릭터들은 각자의 목표에 따라 서로 붙었다 흩어지기를 반복하지만, 실제로 우리 배우들은 늘 ‘함께’였다. 아이디어가 생기면 곧바로 공유했고, 더 나은 장면을 위해 치열하게 대화하면서 말이다.
박보영이 입은 카디건은 Shushu/Tong. 이어링은 Self-Portrait. 김성철이 입은 재킷은 Heon Kim. 셔츠와 타이는 모두 Dolce & Gabbana. 팬츠는 Recto. 시계는 모델 소장품.
희주는 주로 육탄전에 가까운 생존 액션을 선보인다
사실 굉장히 재밌었다(웃음). 극중 등장하는 남자 배우들이 서로 합을 맞춘 액션을 보여준다면, 희주의 액션은 대부분 살기 위해 발악하는 움직임에 가깝다. 같이 싸운다기보다 일방적으로 당하는 장면이 대부분이랄까. 그런 모션은 연기자가 실제 현장에서 처절할수록 화면에 더욱 잘 담긴다. 희주의 욕망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돈에 관한 철학적 물음을 던지는 작품이다. 연기하며 스스로 던진 질문은
예고편에서 희주가 “누구의 것도 아니면 왜 내가 가지면 안 되는데?”라고 말하는데, 그 대사를 두고 많은 생각을 했다. 과연 검은 돈을 두고 욕심 내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정말 나라면 100% 돌려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계속 자문했다.
박보영이 입은 카디건은 Shushu/Tong. 이어링은 Self-Portrait. 이광수가 입은 블레이저와 셔츠, 타이는 모두 Ferragamo.
희주는 점점 깨닫는다. ‘자신을 구원해 줄 것은 사랑도 약속도 아닌, 오직 금뿐이라는 것.’ 박보영도 동의하나
희주 입장에서는 100% 동의하지만, 나는 그럼에도 희망과 사랑 혹은 인간 사이의 약속들이 끝끝내 사람을 지켜준다고 믿는다.
1500억 원의 금괴를 손에 쥐게 되면 어디에 숨길 건가
그 많은 걸 숨길 데가 있을까? 너무 크고 무겁고 많다(웃음). 일단 나라면 주변 사람에게 조금씩 나눠 맡아 달라고 할 거다. 다 가질 수는 없고, 그렇다고 완벽하게 숨길 수도 없으니 분산해야 한다. 차에 세 개쯤 두고, 집에 세 개쯤 두고, 친한 친구에게 세 개 맡기고…(웃음).
이런 장르물이 지닌 힘은 무엇이라고 보나
보편적으로 경험해 보지 못한 사건 앞에서 시청자들은 대리만족하거나 ‘나라면 어떨까?’ 하고 자문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갖지 못하는 것, 경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환상을 잠시나마 채울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어느덧 데뷔 20주년이다. 지금 스스로를 어느 지점에 두고 있나
그간 걸어온 길과 작품들은 물론, 그 시간을 지탱해 준 사람들을 떠올리게 되더라. 20주년이라면 왠지 거창하고, 너무 오래 일한 느낌이라 그냥 ‘슥’ 지나가고 싶기도 하다(웃음). 하지만 앞으로 나아갈 길이 더 많이 남아 있다. 배우로서 내가 어느 지점에 와 있는지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우니 숫자에 연연하기보다 지금껏 최선을 다해왔듯 앞으로도 잘해 보자는 마음이다.
브라톱 드레스는 Ports 1961.
지금 박보영의 가장 큰 욕망은
<골드랜드>가 잘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요즘은 건강이나 행복에 대한 관심이 크다. 어떤 걸 하면 내가 좀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김성철
김성철이 입은 재킷은 Kimseoryong
대부업체 말단 조직원 우기는 속을 알 수 없는 캐릭터다
나 역시 시나리오를 읽으며 ‘얘는 뭐지?’ 싶었다. 희주에게 위협적인 인물인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조력자처럼 보이기도 해서, 그 미묘함을 잘 만들어가고 싶었다. 이렇게까지 ‘양아치’스러운 인물을 연기하는 건 처음이라 새로운 도전이 될 것 같았다.
희주 역의 박보영과 알 듯 모를 듯한 호흡이 중요했겠다. 서로 어떤 과정을 통해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나
기본적으로 대본에 충실했지만 그 안에서 즉흥성과 변수를 만들기 위해 ‘나오는 대로 뱉는’ 연기를 시도했다. 원래는 캐릭터 초반 목표 설정을 두텁게 하는 편인데, 우기는 도무지 속을 모르겠더라. 상황과 만나는 인물에 따라 목표점이 계속 변하는 캐릭터라, 그 순간에만 정확하게 다트를 찍고 나머지는 좀 더 자유롭게 상상했다. 보여지는 행태와 사고방식 모두 쉽게 믿음을 줄 수 없는 친구라는 접근이었다.
재킷은 Heon Kim. 셔츠와 타이는 모두 Dolce & Gabbana.
비주얼도 ‘날티’가 제대로였다
짧은 머리에 염색도 일부러 고급스러운 컬러가 아니라, 탈색 후 물이 빠진 느낌으로 유지하려고 꽤 고생했다(웃음).
오늘 모인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너무 좋았다. 극중 우기가 대부분의 인물을 만나는데 특히 박이사 역의 광수 형과 찍을 때는 정말 무서웠다. 에너지가 ‘어마무시’했다. 진짜 내 귀를 자를 것 같고, 나를 죽일 것 같은 눈을 하고 있어서 오히려 행복했다(웃음). 배우로서는 그런 긴장감이 너무 좋으니까. 보영 누나, 현욱 형, 희원 형, 문정희 선배까지 모두 존경하는 선배들이라 마냥 재밌었다.
재킷은 Heon Kim. 셔츠와 타이는 모두 Dolce & Gabbana.
김성철에게 돈은 어떤 존재인가
어릴 때부터 아버지께서 ‘돈은 따라가는 게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자신의 일을 잘하다 보면 알아서 따라오는 것이니, 그게 우선순위가 되면 안된다는 교육을 받아왔다. 그래서 데뷔 전이나 데뷔 초반 여유가 없던 시절에도 어떤 금전적 보상보다는 이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행복했다. 다만 <골드랜드>를 촬영하며 돈의 흐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됐는데 하필 금값이 오르던 시기라 흥미로웠다.
1500억 원의 금괴를 우연히 손에 넣게 된다면 어떨까
원래 공짜를 싫어한다. 모든 일에는 인과관계가 있고, 무언가가 그냥 주어진다면 결국 치러야 할 것이 있다고 믿는다. 웬만하면 최초 소유자를 찾을 것 같고, 그 사람과 ‘딜’을 좀 하지 않을까(웃음). “당신이 나한테 주고 싶은 만큼 줘라”라고.
김성철이 입은 재킷은 Heon Kim. 셔츠와 타이는 모두 Dolce & Gabbana. 팬츠는 Recto. 시계는 모델 소장품.
최근 김성철이 연기해 온 인물은 유독 강렬한 ‘잔상’을 대중에게 남기는 것 같다. 의도한 부분도 있나
사실 몇 년 전부터 ‘대체 불가’라는 단어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세상에 배우는 정말 많으니까, 나는 대체 불가 배우일까? 꼭 김성철이 해야 하는 역할도 있을까? 뮤지컬 무대에서는 몸과 목소리로 에너지를 표출한다면, 카메라 앞에서는 결국 눈빛으로 이야기한다. 그러니 아무래도 일상적 인물보다 무대 만큼의 에너지를 브라운관에도 가져올 수 있는, 그런 임팩트 있는 역할을 선호하게 됐다.
김성철이 입은 더블 브레스티드 블레이저와 벨트 디테일의 팬츠는 모두 Stu Office. 레이어드한 셔츠는 Ferragamo. 타이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셔츠와 앵클부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골드랜드>를 통해 스스로 부여한 미션을 이뤘나
최근 다소 무거운 역할을 많이 했다. 그런데 우기는 생각보다 꽤 가벼운 친구다. 그 가벼움을 마냥 가볍지 않게 표현해 보고 싶었다. 웃기지만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가 흔하지 않아서 더욱 도전해 보고 싶었다. 결과는 결국 작품이 말해주지 않을까 싶다.
김성철이 입은 더블 브레스티드 블레이저와 벨트 디테일의 팬츠는 모두 Stu Office. 레이어드한 셔츠는 Ferragamo. 타이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셔츠와 앵클부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지금 김성철의 가장 큰 욕망은 무엇인가
‘1천만 배우’다(웃음). 그런 꿈의 숫자는 포기하자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관객의 마음에 파고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성철이 입은 더블 브레스티드 블레이저와 벨트 디테일의 팬츠는 모두 Stu Office. 레이어드한 셔츠는 Ferragamo. 타이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셔츠와 앵클부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우기에게 한 마디 건넨다면
잘했다. 너에게는 그게 최선이었을 거다.
Credit
- 에디터 김명민·전혜진
- 사진가 고원태
- 헤어 아티스트 안홍문 ·이민아·류연주·김병우
-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나겸·김지영·류연주
- 스타일리스트 김현경·박선용·박태일·허예지
- 아트 디자이너 김민정
- 디지털 디자이너 민경선
- 어시스턴트 임주원·심지원
2026 여름 필수템은 이겁니다
지금부터 챙겨야 할 올여름 패션·뷰티 힌트는 엘르에서.